창작과비평, 2020년 가을호

창비 가을호를 읽었다. 여러 가지 의미에서 놀라웠다. 지난 여름 너무 많은 일이 있었고 6월초에 기획을 마쳤을 가을호에 그것이 반영되기 어려웠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잡지가 나왔다. 수십 년 뒤에 한국문학 연구자가 2020년 창비 가을호를 본다면 유의미한 정보를 거의 얻을 수 없을 것 같은데, ‘창비’가 어쩌다가 이렇게 됐을까. 가령 30년 전쯤의 창비를 들여다보면 당대 […]

자신에 대해 쓰면서 자아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는 것(《자음과모음》2020년 가을호 머리말)

당신 인생에 관한 소설을 쓰고, 당신 인생으로 대가를 지불할 것. 최소한 세 번은. 자, 여기 도끼. 알렉산더 지, 『자전소설 쓰는 법』, 서민아 옮김, 필로소픽, 2019, 328쪽. 유난히 올 여름은 길었던 것 같다. 전례 없는 전염병의 시국이 지금도 지속되고 있고 이상 기후에 따른 긴 장마가 이어지기도 했지만 여러 충격적인 사건·사고가 쉴 새 없이 터졌기 때문이다. 연이은 […]

김봉곤 사태와 비평의 일(장은정 평론가에게 답하며)

처음에는 당혹스러웠고, 차츰 화가 나다가, 종내에는 허무해져서 아무 얘기도 하고 싶지 않았는데 그러기 어려울 것 같다. 김봉곤 사태와 관련해 비평의 책임을 묻는 의견이 많았고, 장은정 평론가로부터 직접 질문을 받기도 했다. 김봉곤 사태를 비평이 ‘방조’했는지, 비평이 그 ‘원인’이었는지를 섣불리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문단 시스템에 복무하는 비평의 행태야 어제오늘 일이 아니기도 하고, <그런 생활>이 젊은작가상을 수상했기 […]

문학동네, 2020년 여름호(「그런 생활」 이야기를 포함해)

<문학동네> 여름호 소설에 관해서는 아래에 짧게 감상을 남기고, 아무래도 지금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쓸 수밖에 없겠다. 나는 공교롭게도 가을호 원고 한 꼭지를 청탁 받았고, 여전히 고민 중이다. 작가론 성격의 원고가 아니었다면 진작 거절했을 것 같다. 이렇게까지 커질 일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든다. 동시에 이제는 사과나 반성 정도로 무마될 수 없게 되었다. 일단 문학동네는 왜 공지가 […]

문학과사회, 2020년 여름호

문사 여름호를 읽었다. 아무래도 하이픈 쪽에 눈길이 많이 갔는데, 일단 본권을 보면. 의욕적으로 확대되었던 리뷰 지면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듯해 좀 아쉽다. 두 권씩 묶어 필자들에게 리뷰를 맡기는 방식이 아무래도 심심하고, 조금은 다이나믹한 형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흑/백 리뷰의 실패를 거울삼아…) 김현 30주기 추모 특집에서 ‘원로’들의 대담이 흥미로웠다. 김현에 관해서라야 누구든 한 마디씩 얹지 […]

창비와 신경숙

트위터에나 짧게 쓰려다가 말이 길어질 것 같아 여기 쓴다. 신경숙 작가가 창비 홈페이지에서 장편 연재를 시작한다고 한다. 작년 여름호 계간지에 이미 중편소설 하나를 실으며 복귀가 가시화 됐기 때문에 예상하지 못한 바는 아니었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왜 하필 이런 방식을 택하는지 이해할 수 없고 비슷한 비판을 하게 되겠지만 무엇보다 창비의 처사에 실망이 크다. 표절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은 […]

창작과비평, 2020년 여름호

창비 여름호를 읽었다. 아무래도 특집란에 먼저 눈길이 갔는데,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강경석 평론가의 “혁명의 재배치”는 나에게 이제야 페미니즘이 혁명임을 ‘겨우’ 인정하는 글로 보였다. 이건 전혀 폄하나 조소의 의미가 아니라 뒤늦은 환영이다. 비로소 창비 진영은 퀴어-페미니즘 문학이 ‘혁명’과 함께 얘기될 수 있다고 여러 레퍼런스들을 호명하는데, 결국은 ‘계급’의 문제를 넘지 않을 수 없다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그리고 그 […]

문학동네, 2020년 봄호(젊은작가상 이야기를 포함하여)

또 ‘포함하여’ 운운 글을 쓰니 좀 민망하다. 아무튼 여름호가 막 쏟아져 나오기 시작해서 얼른 봄 얘기를 끝내야 되겠다는 마음도 있고, 특히 문동 여름호 소식이 들리기 전에 업로드 해야 덜 민망할 것 같기도 하다. 연초에 이상문학상 사태가 있었고, 연이어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 관련해서도 문제 제기가 있었다. 원래 나는 문학상에 관심이 아주 많은 편이었는데 ‘선인세’나 앤솔로지 출판 관행, […]

문학과사회, 2020년 봄호(별점의 변을 포함하여)

오랜만에 블로그 글을 쓴다. 코로나로 한 서너 달 동안 정신이 없었던 것 같다. 닥친 일들을 하기는 했는데 성과도 별로 없는 것 같고, 아무튼 좀 무의욕 상태가 지속되었다. 워드프레스는 또 문서 편집 툴을 대대적으로 바꾸는 바람에 지금도 뭐가 뭔지 잘 모르는 상태로 글을 쓰고 있다. 사실 블로그에 이런 방식으로 단평을 남기는 일을 지속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이 […]

창작과비평, 2020년 봄호

  창비 봄호를 읽었다.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글들이 실려 있으면서도 그것들이 대부분 자본주의에 대한 ‘회의’와 그 대안에 관한 것이어서 동떨어져 읽히지 않았다. 다만 지난 2개월 정도 사이에 세계는 너무나 심각하게 ‘전환’되어서 이 글들의 진단이나 예측, 모색과 사유 같은 것들이 급격하게 현실과 유리되어 있다는 느낌은 있었다. 코로나 이후에 우리는 다시 이전의 세계로 돌아가게 될까, 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