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단상들.
– 이 정도 수준의 영화라면 결코 후회할 일이 없겠고, 딱 아카데미가 원하는 영화이기도 했다.
– 남우주연, 조연상을 수상한 작품이라 연기가 굉장히 과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그렇지 않았다. 정직하고 적절한 옷을 입은 배우들이 영화를 이끌어 갔다.
– 성적소수자에 관한 미국의 시선은 집요하고 작위적인 면이 있지만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휴머니즘 때문에 늘 설득당한다(미국적 가치라는 게 대개 그렇지만).
– 론과 레이언이 마침내 아무런 편견없이 서로를 껴안던 그 순간을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다.
– 절망의 끝에서 날리는 빡큐는 어떤 경우 세계를 바꾸기도 한다.
– 그래도 역사는 옳은 방향으로 조금씩 움직이는 것이라고, 대책없이 믿는 나 같은 단순한 진보주의자에게 이런 영화는 마약처럼 달콤하다.
– 굳이 빈틈이나 균열을 찾는 대신 그 빛나는 순간들을 간직하고, 음미하는 쪽을 택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