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사회 / 실천문학, 2015년 겨울호

<문학과사회> 2015년 겨울호

 

1. 김원일, 울산댁

예상했던 그대로의 소설.

그냥 뚝딱 써 낸 느낌이다.

김원일이라면 당연히 이렇게 쓸 것이다.

한국전쟁(후)의 기억은 여전히 이렇게 생생하다.

자전적 리얼리즘은 그러나 언제나 거기까지다.

‘전망’은 없고, 디테일만 남은.

 

2. 정용준, 선릉 산책

이 작가에 대해서는 할말이 많다.

압도적인 힘은 없지만 무거운 질문을 어떻게든 ‘서사적’으로 대답하려는 태도가 정용준을 따라 읽게 만든다.

‘장애’ 혹은 신체의 ‘불구’에 관해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는 듯 하다.

자폐라는 상황 외에 이를 둘러싼 모든 요소를 모호하고 미스테리하게 만들어 장애라는 문제에 관해서만 깊이 집중하도록 만드는 방식이 좋았다.

우리는 이해할 수 없는 다른 존재에 관해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 사태에서 어떤 윤리를 말할 수 있을까.

 

3. 송지현, 구석기 식단의 유행이 돌아올 때

파편적으로 흩어진 서사들이, 몇몇 이미지나 상징의 과잉이 아쉬웠지만 대체로 좋았다.

안정된 문장이 신뢰감을 주었고, 이야기를 구성하는 능력이 있어 보였다.

그러나 지금 젊은 작가들의 흐름이랄까, 사유와 사랑과 사회를 적당히 버무려 빡빡한 문장으로, 흐릿한 인물을 소수자와 함께 등장시키는 방식은 좀 지겹다.

조금 더 건조하고, 단순하게 썼다면 어땠을까.

 

 

<실천문학> 2015년 겨울호

 

1. 강윤화, <또다시, 그대로, 아무것도>

제목에서 보이듯 결국 변하지 않는 자신의 현실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은 알겠다.

그러나 그뿐, 주인공 인물에게 전혀 공감되지 않는다.

소위 금수저의 빗나간 일탈에 ‘깊이’를 덧붙이려 한 것 같은데, “먼지”와의 대화는 너무 단순한 상상력이며 트랜스젠더와의 연애, 사장과의 관계 등은 작위적인 느낌이다.

 

2. 백민석, <링고>

지금 백민석이 뭘 하려는지 증명하는 소설.

이런 게 멱살잡고 끌고가는 이야기 아닌가.

온갖 과잉과 비윤리, 몰상식, 혐오 등이 넘쳐나지만 따라갈 수밖에 없다.

지난 계절에 21세기문학에 실린 <개나리 산울타리>와 같이 읽을 때 비로소 진가가 드러난다.

장마 혹은 수림 연작의 일부일 것이다.

백민석의 이런 방식에 어떤 이들은 동의하지 못할 것이다.

특히 여성주의의 입장에서라면 결코 옹호할 수 없는 남성적 서사일 테다.

그러나 백민석이 그걸 모를까.

알고도 그러니 더 나쁜 건지, 알면서 그러니 단지 그것만은 아닐 것인지, 책이 나와 곧 판단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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