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들 / 문학의오늘, 2015년 겨울호

<문학들>과 <문학의오늘>까지 훑으면 거개의 계간지는 모두 읽게 된다.

여기까지가 그나마 내가 닿을 수 있는 범위이겠다 싶고, 월간지 및 웹진 등을 또 정리하긴 해야겠다.

 

<문학들>

1. 양관수, 모자이크 바다

줄거리가 잘 잡히지 않는 괴상한 작품이다.

모든 인물들, 사건들이 엉성하고 투박하다.

남자와 여자의 관계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다.

해변과 갈대숲의 풍경도 이야기를 수습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2. 오한기, 사랑

이 소설로 아마 문지문학상을 받았을 것이다.

후장파 중에서 이상우는 여전히 그대로, 정지돈은 좀 내리막이라면, 오한기는 점점 더 재밌어진다.

에라 모르겠다는 식의 밀고나가는 힘이 굉장했고, 현실과 환상의 이음새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유연하고 세련된 전개였다.

지치지 않고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3. 이진, 꽁지를 위한 방법서설

KBS 단막극 공모전 같은 데 어울리는 느낌이랄까.

적당히 흥미로운 사건과 적당히 따뜻한 홈드라마.

기본적으로 올드하다는 생각이지만 올드함 특유의 장점도 별로 발견하기 어려운 평범한 작품.

 

4. 최은영, 비밀

이번에 읽으면서 느꼈는데 최은영은 마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같다.

소설 속 인물들은 기본적으로 따뜻하고 올바른 사람들이어서 그것이 어떤 서사이든 잔잔한 감동을 주는 면이 있다.

그러나 조금만 뻔하게 쓰면 이렇게 평범해진다는 것을 이 작품이 여지없이 보여준다.

이 작가는 지금까지 대체로 성공적인 작품이 많았는데, 특별하지 않는 사건과 인물들이 어떻게 그토록 마음을 움직이게 할 수 있었는지 되짚어 봐야 할 것 같다.

 

<문학의오늘>

1. 이명랑, 청자가 없는,

한 10년 전쯤 발표되었다면 신선했을까.

사립학교의 학부모들이 소위 그들만의 집단을 만들어 그 속에서도 계급과 계층을 나누는 현실은 이제는 좀 익숙한 서사다.

아이들에게, 엄마들에게 외면받기 시작하는 인물들의 모습은 썩 개연성이 높아 보이지 않고, 무엇보다 이 서술 방식, 그러니까 혼자 계속해서 상대방에게 하소연하고 따지듯 말하는 방식이 너무 익숙하다.

게다가 그것이 제목과 연결되어 “청자가 없는” 상황임을 짐작하게 할 때, 작가의 노림수가 쉽게 눈에 들어온다.

2016년에 이런 서사라면, 좀 더 미묘한 부분까지 파고들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2. 김이은, 그게 다는 아니고요

예전에는 좀 따라 읽었던 작가인데, 슬럼프라고 해야 할지.

서사는 툭툭 끊기고, 끝내 ‘그’의 정체는 모호하고, 의미를 알 수 없는 묘사들만이 남는다.

이 소설은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짐작하기조차 어렵다.

 

3. 한명섭, 내가 아니면 누가

남성 판타지 서사라고밖에.

어떻게 이 짧은 소설에, 그토록 많은 여자가, 그렇게 다양한 이유로 당신을 흠모하는지.

 

4. 한숙현, 포춘 쿠키

멋있는 소설을 쓰고 싶었던 게 아닐까.

그런데 인물들이 별로 매력적이지 않다.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성공한 한인 2세와 자유분방한 R 등을 등장시키지만 이야기가 계속 붕 떠 있는 느낌.

서사의 긴박함이 전혀 없다.

포춘 쿠키야말로 없어도 그만인 소재.

 

5. 박찬희, 곱슬머리

등단 추천작인데, 좋게 읽었다.

좀 낯익은 이야기이고, 별다른 통찰력이 있었던 것은 아닌데, 군데군데 주목할 장면들이 있긴 했다.

동성애자인 자신의 정체성을 감춘 채 남편과의 결혼 생활을 10여 년 지속한 여자가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무척 단단하고 강인한 사람일 것이다. 마치 영화 <캐롤>의 ‘캐롤’처럼.

그 여자가 끝내 흔들리는 순간이 이 소설의 핵심일 텐데, 제주도의 태풍으로 처리해버린 게 아쉽다.

“곱슬머리”라는 제목과, 늘 머리를 곧게 펴고 다니는 여자의 모습이 인상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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