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비평, 2016년 봄호

창비는 창간 50주년을 맞아 또 디자인을 좀 바꿨는데, 좋은 거 같다.

문예지가 아니라 ‘책’을 만드는 일에 가장 공을 들이는 건 창비인 듯.

4편의 단편과 1편의 중편이 실려 있고, 당연히 황석영이 눈에 띈다.

 

1. 황석영, 만각 스님

★★★☆

티가 나지 않을 수 없는 딱 황석영의 소설.

정확한 디테일은 거의 독보적이다.

그러나 이 세대의 작가들 대부분이 그렇듯, 자전적 경험에 적당한 허구를 섞으면 그럴 듯한 소설이 된다고, 황석영도 여기나보다.

어쩔 수 없이 올드하다.

그래도 “가엾은 것이 징허게 싫어서 그라요.”라는 스님의 말 한 마디가 길게 마음 속에 남아서 쉽게 잊히지는 않을 것 같다.

 

2. 이기호, 오래전 김숙희는

★★★☆

이기호가 요즘 주로 쓰는 ‘실명소설'(?)은 무조건 믿고 봐도 된다.

한 사람의 이름을 딱 걸고 삶의 궤적을 그려내는 특유의 솜씨.

워낙 탁월해서 기본적인 기대가 좀 높다.

이 소설은 글쎄, 쭉쭉 읽히지만 그래서 결국 무슨 메시지를 주고 싶었나 하고 생각하면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3. 조해진, 산책자의 행복

★★★★☆

아, 진짜 조해진 같은 작가가 있어서 좋다.

이렇게 사려 깊은 소설을 만나면 그냥 아무것도 말하고 싶지 않아진다.

시작하는 순간부터 마음이 뺏겼다.

죽음과 삶에 관한 아주 슬픈 이야기다.

 

4. 최정화, 푸른 코트를 입은 남자

★★★★

이 작가는 조금 과잉이라 생각되는 지점들을 과감하게 밀고나가 설득하는 힘이 있다.

이 작품이 딱 그렇다.

당연히 이런 방식은 작가의 전략일 테고, 성공했다.

생의 균열이 다가오는 그 순간을 정확히 포착했다.

 

5. 공선옥, 은주의 영화

★★★☆

‘광주’는 그야말로 보통명사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

카메라를 통해 기억에 접근하는 방식은 나쁘지 않았는데, 자꾸 반복되니까 좀 작위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뭐 원래 세련된 작가는 아니니까.

광주의 서사 폴더에 당연히 들어가야 할 절절한 작품.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