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세계 / 문학들, 2016년 봄호

 

<작가세계>

 

1. 김신, 이사

★★★

쭉 읽힌다는 것이 장점이기는 한데, 대체로 예상 가능했던.

결국 정치로 대변되는 ‘사회’에 끝내 적응하지 못하는 소설가의 이야기다.

세태를 잘 묘사하고 있으나, 인물들이 좀 단순하지 않은지 고민했다면 어땠을까.

‘책상과 컴퓨터’가 있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내내 생각하는 주인공은 정말로 좀 단순하다.

 

2. 설송아, 사기꾼

★★★

말 그대로 ‘북한’ 소설.

평안남도 출신으로 2011년에 한국에 입국한 것으로 소개되어 있다.

그러니까 이건 진짜 북한의 이야기인데, 당연히 흥미로울 수밖에.

시공간부터가 신선하고, 디테일은 상상할 수 없는 새로움인데, 결국 그것들이 이야기와 별로 조응하지는 않는다.

2016년에 카프 소설 한 편을 읽은 느낌.

 

3. 신주희, 홀로, 코스트코

★★

제목부터가 그다지 기대감이 들지 않았는데, 예상 밖의 이야기이긴 했다.

정자를 파는 남자, 스팸 셀러가 주인공인데 그걸 코스트코에서 물건을 고르는 행위와 연결시킨다.

인물의 매력이 별로 없어서인지, 이야기에 집중하기도 어려웠다.

 

4. 이세은, 로맨틱

★★★

진짜 특별할 게 없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또 동시에 아주 특별한 이야기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자매와 아버지의 이야기로 요약할 수 있겠는데, 이들 모두가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소수자다.

그렇다고 절망과 환멸로 점철되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짐짓 유쾌하고 담담하다.

그 묘한 톤이 이야기의 매력을 상승시키기도, 감퇴시키기도 하는 것 같다.

그래도 승희와 승아가 어쩌면 행복해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여운이 제법 길게 간다.

 

<문학들>

 

1. 박송아, 파파(派派)

★★★☆

이 작가의 단편을 쭉 일별할 기회가 있었는데, 대체로 파괴된 가족 속에서, 특히 아버지의 폭력과 어머니의 방관 아래 성장하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었던 것 같다.

가족 간의 불신과 단절 같은 것들이 꽤 강렬하게 그려지는데, 이 작품에서 세계의 갈라짐, 혹은 깨짐과 그것이 맞닿아 제법 폭발력을 갖게 되었다.

황정은이나 최진영, 김사과 등과 비교하면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파괴적 에너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밀고 가는 힘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다음 작품을 기대해본다.

 

2. 오현종, 부산에서

★★★☆

그야말로 자전소설.

동종업계 종사자로서 깊이 공감하며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 소설을 쓰고 있는 ‘나’는 누구인가, 왜 소설을 쓰고, 심지어 가르치는가 등에 대해 솔직하게 고민을 털어놓는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소설이 늘 그렇듯, 이 이야기가 왜 ‘소설’이어야 하는지는 불분명하다.

잘 쓰인 사소설 같다가도, 그저 그런 산문 같기도 하다.

 

3. 이원화, 말 속에 갇히다

★★☆

이야기 자체는 괜찮았다.

어촌이자 관광지 해변인 지역 특유의 느낌도, 수련이라는 인물도.

그런데 ‘스킬’이 부족하다.

도입부는 장황하고, 서술의 비중이 들쭉날쭉하고, 대화도 맛이 별로 없다.

그러니까 올드하다는 것.

 

4. 천희란, 경멸

★★★☆

의욕적으로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는 신인 작가.

작년에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뒤, 내 기억으로는 매 계절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고 있지 않나 싶다.

꽤 눈에 띄는 작가이긴 한데, 늘 약간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죽음’이라는 문제에 천착하는 여러 방식이 돋보이지만 ‘깊이에 대한 강박’이 심해 보인다.

왜 이렇게까지 사유와 문장을 동원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필멸과 불멸 사이에서 스스로를 ‘경멸’하게 된 한 인물의 이야기가 꼭 이렇게 쓰여야 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켜볼 만한 작가임은 분명하다.

올해 확 마음을 끄는 작품이 하나 탄생하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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