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음과 모음, 2016년 여름호

자모는 편집자 사태가 해결되었나 모르겠다.

어느 정도 협의가 이루어진 게 아닌가 싶긴 한데, 그렇게 생각하기 계간지의 정간이 더 아쉽다.

자모는 소설 전문지이자 장르 소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나름의 색깔을 가지고 있는 거의 유일한 잡지였다.

한 계절 정도 쉬었다가 다시 겨울호에 신선한 기획으로 돌아 왔으면.

여름호에는 의욕적으로 열두 편의 소설을, 장르소설가들에게 의뢰했다.

이쪽도 답답하긴 똑같구나, 느꼈다.

생각해 보면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싶다, 새로운 세계를 상상하는 게.

열두 편의 소설이 다 비슷비슷하다는 것이 그걸 잘 보여준다.

이번에는 아주 짧게 평을.

 

1. 강지영, 스틸레토, ★★★☆

시작은 무척 흥미롭고 박력 있었으나, 뒤로 갈수록 예상되는 대로 전개된 이야기.

 

2. 김범, 인조인간 마태오, ★★★

너무 많은 것이 뒤섞인 소설.

음모, 현실, 소설. 이야기와 메시지가 조응하지 않는다.

 

3. 김하서, 아메리칸 빌리지, ★★★☆

아무래도 납득되지 않는 시시한 결말.

차라리 누구라도 죽었(였)다면.

 

4. dcdc, 남자는 서른 넘으면 다 죽여버려야 해, ★★★☆

미러링 소설이라고 해야 할까.

하지만 소설이라면, 단순하게 성별만 바꾸는 것으로 끝내진 말아야 했을 텐데.

시공간은 미래인데, 남성성과 여성성은 현재와 같을 수 있을까.

 

5. 문지혁, 서재, ★★★☆

“책”이라는 물질, “쓴다”라는 행위에 더 집중해야 하지 않았을까.

가족, 사회, 미래 등 다소 난삽했다.

 

6. 박문영, 주희, 상수, ★★★★

유일하게 마음에 들었던 소설.

2020년이라는 ‘근미래’의 설정과 출산의 문제를 거론한 것이 아주 시의적절하고 리얼했다.

주희와 상수의 이야기도 좋았고, 주이상스를 떠올리게 하는 제목도 꽤 괜찮았다.

자궁을 제거하는 설정은 라캉과 연관시켜 읽어 봐도 재밌겠다.

다만 수술을 기다리는 ‘현재’와 그들의 ‘과거’가 교차되는 부분이 세련되지 못한 느낌이다.

유려하게 쓸 수 없었다면 단락을 좀 나누는 것도 좋았을 것 같다.

 

7. 배상민, 총, 돈 그리고 상상력, ★★★☆

배상민의 위트가 잘 발휘되지 않은 느낌.

너무 쉽게 해결되는 사건들. (그게 의도였다는 생각도 들지만)

 

8. 유현산, 유령들, ★★☆

모든 걸 다 떠나서 왜 이 두 남녀가 그토록 사랑하는지 알 수 없다.

 

9. 이갑수, 서점 로봇의 독후감, ★★☆

로봇 같은 것(?)만 나오면 신선한 장르소설이 되는 걸까.

로봇이 아니고, 그냥 인간인 게 나았다.

 

10. 이재찬, 마이신, ★★★☆

끔찍한 경험을 한, 지독한 여성 캐릭터를 그리는 건 어렵다.

구병모나 김이설이었다면 어땠을까.

 

11. 정세랑, 리틀 베이비블루 필, ★★★☆

늘 기발하고 재기발랄한 상상력을 보여주는 작가.

장면 장면은 너무도 흥미로운데, 전체적인 완결성을 생각하면 조금 박해진다.

 

12. 최민우, 바늘 끝 천사들, ★★★

정돈되지 않은 느낌.

해명되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서 읽고 나서 모호하고 막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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