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3, 2017년 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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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3>은 애초에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좀 다른 방향으로 가는 듯 하다.

‘문예지’로의 성격을 강화한 창비의 다른 버전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작은’ 창비의 느낌.

다섯 명의 시인과 다섯 명의 소설가가 차지하는 지면이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현장에서 바로 읽고 ‘중계’하는 지면이나 사진이나 만화가 실리는 ‘시선’ 지면 등이 강조되었으면 싶다.

이런저런 사건이 많아서였는지, 오탈자도 꽤 눈에 띄었다.

소설이 짧으니 소감도 간략하게.

 

1. 김수, 조이  ★★★☆

괜찮게 읽었다.

짧은 소설에서는 무엇보다도 ‘임팩트’가 중요할 텐데, “반려동물 장의사”를 자처하는 아이가 매력적이었다.

그런데 딱 그 아이까지만 좋았고, ‘나’의 사연이나 반려견에 관한 몇몇 묘사 등은 선명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소설의 공간인 ‘공원’이 좀 더 부각되도록 형상화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

 

2. 김연수, 저녁이면 마냥 걸었다  ★★★★☆

그냥 시작부터 ‘나 김연수’라고 계속 말하는 소설.

‘그래 알겠어’라고 말하면서 끝내 또 설득되고 말았다.

짧든, 길든 잘 쓰는 사람은 잘 쓴다는 너무도 당연한 사실을 되뇌면서.

고통과 슬픔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하여, 이 작가는 또, 다시, 풍경과 역사를 이야기한다.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경주로 가고 싶게 만드는 소설.

 

3. 유채림, 영희의 경우  ★★★☆

이게 뭔가, 싶었다가 꽤 재미있게 읽었다.

아마 홍대 두리반의 이야기인 듯한데, ‘철거’의 서사라 불러도 좋겠다.

제목은 ‘영희’를 언급하지만 사실상 ‘호남형씨’의 이야기.

각각의 인물들로 연작을 구성하고, 조금 더 다듬으면 좋은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런 소설이라면 모름지기 ‘힙’ 해야 하는데, 그 점이 조금 아쉽다.

 

4. 정고요, 반점  ★★★

아마 독자투고로 실린 소설인 듯한데, 어설프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특히 여러 소재들을 ‘소설적’으로 활용해 보려는 시도가 그래 보이는데, 그게 잘 연결이 안된다.

그리고 아직도 ‘반점’의 첫사랑을 잊지 못한다는 건 좀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다.

 

5. 최정화, 실험군  ★★★★☆

이 짧은 소설에서 몇 차례나 멈춰서게 했다.

특별할 게 없는 이야기이지만 또 어떻게 보면 너무도 특별한 이야기.

남편의 태도, 아내의 의뭉스러움 등 긴장감이 팽팽하다.

아이의 바나나 실험과 더불어, 결국 아내가 남편을 실험하는 소설.

‘실험군’이라는 제목도, 어쩌면 결국 우리는 서로를 실험하고 데이터를 조작하는 일을 늘 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이어지게 하는 결말도 모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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