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단의 꼰대들께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상태가 되어 글을 쓴다. 며칠 전 김금희 작가의 이상문학상 관련 일에 김명인 평론가가 페이스북에 남긴 글을 봤다. 요즘은 워낙 작품을 써서 잡지사나 출판사에 보내고 초조하게 기다리다가 시장의 반응에 울고웃는 시장순응주의가 만연한 ‘소작가시대’인지라 이런 작은 어깃장의 소식도 신선하게 들린다. 우리가 사는 근대세계에서 문학을 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세상에 대해 싸움을 거는 일이고 작가는 […]

10년의 한국소설

2010년대 한국소설 리스트.xlsx   2010년대의 끝자락이니 그냥 지나칠 수는 없을 것 같다. 다소 개인적으로 지난 십 년을 돌아보게 되는데, 나는 2010년에 국어국문학과의 현대문학 전공 대학원에 입학했고, 2013년부터 비평 활동을 시작해 지금에 이르렀다. 아마 2010년대를 이삼십대로 보낸 한국문학의 독자라면 대체로 그럴 테지만, 2010년대의 한국문학, 특히 소설은 내 독서 목록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알게 모르게 많은 영향을 주었을 […]

일기

처음에 블로그를 시작할 때는 이것저것 여러 글을 쓰기도 하고, 지면에 발표하는 글들도 옮겨 놓고는 했는데, 이제 그냥 소설평만 그때그때 쓰고 있다. 이 블로그를 처음 개설했던 2014년 1월에도 쓰긴 했지만, 시작은 그랬던 것 같다. 2013년에 등단을 했고, 어떤 계간지에 리뷰를 하나 썼다. 그리고는 잡지가 나왔다고 ‘필자 모임’을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지금은 그런 게 거의 없어졌지만 그때는 […]

치유의 문학 – ‘너머’와 ‘이후’의 일

(이 글은 계간 <학산문학> 2016년 겨울호에 실려 있습니다)   #문단_내_성폭력   이 이야기를 모른 체 하고 지나갈 수는 없겠다. 몇몇 문인들의 상습적이고도 관습적인 성폭력이 오로지 피해자들의 용기와 결단에 의지한 채 세상에 드러났다. 알았던 사람들에게도, 몰랐던 사람들에게도 놀랍고 충격적이었던 것은 마찬가지였다. 일상적인 성폭력이 만연한 우리 사회에서 사실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었을지 모른다. 다만 그것이 모종의 권력 관계 […]

소설가란 무엇인가

(이 글은 서울대학교 대학신문 9월 26일자에 실려 있습니다. http://www.sn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6302 )       마치 이제 소설 같은 건 아무도 읽지 않는 세상이 된 것 같지만, 한국에서만 매년 수십 명의 소설가가 탄생하고 매달 수십 권의 신작 소설이 출간된다는 사실 정도는 짐작하고 계시겠지요. 21세기에, 아니 정확히는 2016년에 하얀 화면을 바라보며 키보드로 검은 글자를 두들겨 넣는 소설가라는 사람들은 어떤 […]

쓰지 않는 ‘한국’소설, 읽지 않는 한국‘소설’

(이 글은 계간 <세계의 문학> 2015년 겨울호에 실려 있습니다)   삼조    늙은이들은 누구나 없이 그런 소리를 하시죠. 그러나 그 다 소용없어요. 장가가 다 뭐예요. 집이 다 뭐예요. 죽어라 농사를 지어서 입에는 거미줄이 치는 세상입니다. 대체 조선에 나오면 뭘 해먹고 삽니까? (중략) 말 마세요. 산지옥이에요. 유치진, 「토막」 중에서   최근 국립극단에서는 ‘근현대희곡의 재발견’ 시리즈의 일환으로 […]

끔찍한 집단주의

블로그에 책이나 영화에 관한 글 이외에는 쓰지 않으려고 했고, 이런 일에는 무엇보다 정말로 ‘침묵’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으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 사건은 정말로 비교불가능한 충격인 것 같아 몇 자 쓰게 되었다.     보통의 참사라면 비행기의 추락이나 건물의 붕괴 같은 것을 떠올리게 된다. 이 경우 수십, 수백 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더라도 그 전체가 어떤 관계를 […]

두 번 읽는 사람

예전엔 그것도 자랑이랍시고, 나는 책을 두 번 읽지는 않는다고 떠들고 다녔다. 어떤 사람은 좋아하는 책을 여러 번 반복해서 보는 사람도 있었고, 읽다가 재미가 없으면 도중에 그만두기도 하는 모양이었다. 나로 말하자면, 한 번 읽기 시작한 책은 일단 끝까지 다 읽는다. 그리고 아무리 훌륭한 책이어도 그것을 또 읽지는 않는다. 어떤 부분이 생각나 뒤적거려 보기는 하지만 전체를 다시 […]

시작

잘 되나 한 번 보자, 하는 심정이다. 2014년이다. 열심히 쓰기 위해, 26달러를 썼다. 써야 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