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중앙, 2017년 여름호

  바로 지난 봄에 문예중앙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것 같다는 얘기를 썼는데, 갑자기 휴간을 선언해버렸다. 당분간 못 보게 될 잡지여서 그런가, 유독 알차게 읽혔다. “문학의 여성 내러티브”라는 특집에서는 지금은 시행착오 중이라는 윤이형의 솔직한 글이 좋았고, 김성중과 김홍중의 대담도 겉돌지 않고 서로가 육박해 오는 주제를 다룬다는 느낌이어서 흥미로웠다.   시 다섯 편 정도를 발표할 수 있게 […]

문예중앙 / 대산문화 2017년 봄호

<문예중앙>도 점점 좋아지는 잡지다. ‘금호’의 후원을 받으면서 재정적으로 안정된 것 같고 오은, 한유주, 함성호 등 기획자문위원들의 안목도 좋다. “세월호 이후, 삶 그리고 문학”이라는 특집이 당연히 실려 있다. 어김없이 돌아오는 봄에 세월호를 떠올리지 않기란 이제 어렵다. 실려 있는 네 편의 글들은 결국 비슷한 얘기를 하고 있어서 좀 아쉬웠다. 최은영의 인터뷰는 김성중 작가가 궁금했던 걸 ‘직접적’으로 물어봐주어 […]

창작과비평 / 문예중앙, 2016년 여름호

창작과비평, 2016년 여름호   창비는 의욕적으로 무언가를 기획하고 있는데, 글쎄 잘 모르겠다. “한국문학, ‘닫힌 미래’와 싸우다’에 실린 글들은 구구절절 다 맞는 말인데, 그냥 그 얘기하려고 작품을 아무렇게나 끌어들인 느낌이다. 신샛별 평론가의 ‘한강론’은 다분히 ‘시의적’인데,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로 한강을 좁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바람이 분다, 가라>나 <희랍어 시간>, 그리고 꾸준히 써낸 단편집들을 두루 살폈더라면 좋았을 […]

문예중앙 / 자음과모음, 2016년 봄호

<문예중앙>, 2016년 봄호   1. 양선형, 종말기 의료 ★★★ 어떤 걸 의도했는지는 어렴풋이 알 것 같다. 그런데 읽으면서 계속 생각했다. 이걸 새로운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까. 머릿속에 계속 이 이야기의 이미지를 떠올렸는데, 영상이라면 훨씬 전위적이었을 것 같다. 아무튼 시작과 끝은 있으나 나아가지 않는 소설이다. 불구의 ‘그’와 그를 돌보는 ‘그녀’는 팽팽한 긴장감과 모호한 세계 속에서 독특한 […]

문예중앙 / 세계의문학, 2015년 겨울호

<세계의문학>이 이번 겨울호를 끝으로 종간한다. 민음사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문예지를 올해 여름쯤 창간한다는데 이름은 아마 바꿔서 시작하지 않을까 싶다. 예전에는 3대 계간지 하면 ‘창비, 문사, 세문’이었는데, 그 시절은 벌써 지나갔지만 그래도 손꼽힐 만한 잡지가 이렇게 훅 사라진다. 그 일의 처음에 서 있던 이응준의 소설이 <문예중앙>과 <세계의문학>에 각각 한 편씩 실려 있다.   <문예중앙> 2015년 겨울호   […]

지난 겨울의 소설들(3)

<문학과사회> 2014년 겨울호   성석제, 먼지의 시간 성석제의 장기가 유감없이 발휘된 소설이랄까. 정확하고, 구체적이고, 흥미로운 이야기. M, Q, I 등 이니셜로 인물의 이름을 처리한 것도 효과적이었다. 1박 2일 간의 소동은 단편의 분량에 적당하고, 대화들이 살아 움직인다. 사기에 가까운 M의 행동들이 급기야 신봉자였던 Q로부터도 거부당한 이후, 소설은 더욱 매력적이다. 나를 포함한 4명의 인물이 적절히 균형을 이루면서 […]

지난 가을의 소설들(3)

<문예중앙>, 2014년 가을호   1. 진연주,  <사막> 세계의 구조에 대한 알레고리 소설. 음표를 달고 낙원에서 ‘말없이’ 행복한 이들과 추방된 영역에서 처절한 삶을 이어가는 인간들이 대비를 이룬다. 주인공인 그녀는 “예수”의 현현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서사가 좀 산만하고, 문장에 힘이 지나치게 들어가 있는 느낌. 알레고리적이라고는 하나 모호한 비유나 설정이 많다. 제목이 왜 “사막”인지도 알듯 말듯.   2. […]

지난 여름의 소설들

너무 오래 되어버린 게으름을 고백하면서 지난 여름의 소설들 몇 편을 기록해둔다. 쓸데없이 길게 쓰지 않기로 다짐했다.     <세계의문학>, 2014년 여름호   1. 백민석, <비와 사무라이> ‘장마’ 연작이라고 불러도 될까. <수림>에 이어 물기 가득한 소설을 또 하나 썼다. 이야기는 백민석답게 단단하면서도, 희미하고 동시에 명료하다. 여자, 남자, 사내로 이어지는 세 꼭짓점의 관계망에서 ‘노숙자’가 끼어드는 풍경이 묘하게 […]

문예중앙, 2014년 봄호

문예중앙 봄호를 읽는다. 일종의 개편(?) 이후 상당히 크게 달라질 것 같았던 이 잡지는, 그러나 대체로 기존의 구도를 유지하고 있다. 다양한 시도들, 이를테면 <발바닥소설>이라든가, <한 글자 사전> 같은 코너를 여전히 기획하고 있으며, 우려(?)와는 달리 비평의 공간도 마련해주고 있는 듯하다. 잡지의 편집이나 디자인도 꽤 훌륭한 편이어서, 보는 맛이 있다. 소설 편식자인 나로서는 시의 공간과 시인의 비중이 넓고 […]

문예중앙, 2013년 겨울호

복간된지 얼마 되지 않은 이 잡지는 여러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고 좋은 작가들의 글도 제법 실리는 편이라 챙겨보고 있는데 아마 올해부터 일종의 ‘혁신호’라고 해서, 대대적인 개편을 앞두고 있는 듯하다. 편집위원으로 낙점된 시인 오은, 소설가 편혜영, 시인이자 건축가인 함성호 씨가 이를 주도하고 있다. 얼핏 듣기로는 “작품” 만을 싣게 될지도 모른다는데, 나로서는 그렇게 되지는 않았으면 하고.   어쨌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