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비평, 2019년 가을호

  어느덧 다시 가을호의 시즌이 시작되었고, 역시나 창비가 가장 먼저 나왔다. 아직 잡지 전체를 통독하지는 못했지만 일단은 한영인, 전기화 평론가의 글과 신인상을 받은 임정균 평론가의 글을 재미있게 읽었다. 다소간의 불만과 반박하고 싶은 지점 같은 것도 없지 않았는데, 그 자체로 2019년의 한국소설이 얼마나 흥미로운 판인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소설은 신인상을 포함해 총 4편이 실려 있다. 박솔뫼와 배수아의 […]

21세기문학, 2018년 가을호

  21세기문학 가을호를 읽었다. 이 알찬 계간지가 겨울호를 끝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흉흉한 소문을 들었는데, 그러지 않기를 바라고. ‘미투 릴레이’의 두 번째 지면으로 ‘청년 독자’ 스무 명쯤의 글을 실었는데, 거의 이십 대 초반의 대학생들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게 목표였다면, 이미 인터넷 공간에 여러 독자의 리뷰가 무수히 많은데 왜 굳이 이런 딱딱한 지면이 필요했을까 싶다. 좀 […]

성석제, 믜리도 괴리도 업시(문학동네, 2016)

스토리텔링 애니멀   “형님, 문학이 별거예요? 그냥 노가리 까고 생각나는 걸 글로 쓰면 문학이지. 문학은 말로만 해도 되니까 과외나 비싼 레슨 받아야 하는 그림이나 음악보다 훨씬 쉽죠.”(「블랙박스」, 39쪽)     아마도 이 소설집에서 가장 인상적일, ‘박세권’의 일갈로부터 이 글을 시작해보자. 소설을 사실상 대필하고 있는 그는 소설가 ‘박세권’을 향해 구구절절 통쾌할 정도로 맞는 말을 쏟아내는데, 곰곰이 […]

창작과비평 / 대산문화, 2015년 겨울호

<창작과비평> 2015년 겨울호   1. 성석제, 믜리도 괴리도 업시 아니, 성석제가 이런 소설을, 하고 놀랐다. 이 작가에게서 이토록 직접적인 퀴어 서사를 만나게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자신의 장점인 ‘일대기’ 서사에 낡았지만 중요한 질문을 담았다. 성적 정체성 혹은 성적 취향 또 혹은 성적 관계에 있어, 중요한 것은 ‘사람’인가, ‘사랑’인가. 나에게 현수는, 현수에게 나는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단 […]

지난 겨울의 소설들(3)

<문학과사회> 2014년 겨울호   성석제, 먼지의 시간 성석제의 장기가 유감없이 발휘된 소설이랄까. 정확하고, 구체적이고, 흥미로운 이야기. M, Q, I 등 이니셜로 인물의 이름을 처리한 것도 효과적이었다. 1박 2일 간의 소동은 단편의 분량에 적당하고, 대화들이 살아 움직인다. 사기에 가까운 M의 행동들이 급기야 신봉자였던 Q로부터도 거부당한 이후, 소설은 더욱 매력적이다. 나를 포함한 4명의 인물이 적절히 균형을 이루면서 […]

지난 겨울의 소설들(1)

여전한 게으름으로 업로드가 늦고, 이런 시기에 창비와 문동을 읽는다는 게 떨떠름하지만, 그냥 할일을 한다는 심정으로, 짧게.   <문학동네>, 2014년 겨울호   1. 김훈, 영자 어쩐지 김훈답지 않은 소설이다. 역사와 자연이 섞여 인물을 뒤흔드는 최근의 방식을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노량진’의 디테일이 역시나 아쉽다. 취재와 조사로는 얻을 수 없는, 어떤 실감을 작가는 놓치고 있다.   2. […]

성석제, 투명인간(창비, 2014)

    꾸준하고 성실한 소설가 성석제의 장편이다. 최근에는 단편을 거의 쓰지 않고, 1-2년 간격으로 장편을 발표했는데 사실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에 대한 편애 때문인 듯도 하지만, 소설이 될 만한 이야깃거리라면 뭐든 써내는 작가의 성실함이 나를 질리게 했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이번 소설은 그래서 그냥 지나칠까 하다가, 여론(?)이 좋길래 읽어 보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랜만에 나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