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3, 2019년 3호

  <문학3>을 읽었다. 시 지면에서 이문경 시인의 작품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아마도 처음 보는 시인 같고, 비등단 투고작이 아닌가 싶은데 정말 깜짝 놀랐다. 오랜만에 읽는 타이트한 시랄까, 박력과 뚝심이 느껴지는, 그러면서도 섬세하고 날카로운 문장들이었다. 여전히 경단편(?)이라고 할 수 있을 40매 내외의 짧은 소설이 다섯 편 실려 있다. 이제는 꽤 익숙해졌는데도 작품이 아쉽다고 느껴질 때 아직도 ‘길이’를 […]

문학동네, 2019년 여름호

  문동 여름호를 읽었다. 통권 99호여서 가을호는 100호 특집으로 풍성하게 발간될 듯 하다. 라캉의 <에크리> 발간을 기념해 관련 연구자의 글들을 특집으로 실었는데, 내 관심사는 아니어서 좀 심드렁하다가 에세이 식으로 쓰인 ‘라캉과 나’ 류의 글들을 재미있게 읽었다. 특히 김소연의 “표본의 사담”에 적힌 일련의 일들이 흥미로웠다. 황정은, 김봉곤의 대담은 웬만한 팬심으로는 명함도 못 내밀 내밀한 대화여서 김봉곤 […]

한국문학, 2018년 하반기호

  위태위태해 보이지만 어쨌든 나오고 있는 <한국문학>을 읽었다. 새삼스럽지만 확실히 문예지의 경우, 계간지의 분기별 발행이 체질에 맞는 게 아닌가 싶다. 월간과 격월간은 너무 빠르고, 반년은 너무 늦다는 느낌이… 아무튼 소설이 다섯 편 실려 있다.   1. 김성중, 보이지 않는 전사들  ★★☆ 요즘 이 작가가 하고 있는 작업의 연속이라고 생각된다. 인류의 기원을 찾는다거나 디스토피아를 설정하는 식의 서사가 […]

자음과모음, 2017년 겨울호

자모 겨울호를 읽었다. 겨울호 중 1등으로 나온 거 같은데, 복간 후 굉장히 의욕적인 것 같다. 장르문학과의 소통이야 원래 자모의 특징이었지만, 시에 이어 정치사회적 담론도 흡수해 종합 문예지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이 몸집을 감당하기에 기획이 좀 힘에 부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결국 작품들이 얼마나 좋으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테니 지켜봐야겠다. 아무튼 처음에는 소설 전문지로 남았으면 […]

21세기문학, 2017년 가을호

  <21세기문학>을 읽었다. 소위 메이저 출판사의 문예지를 제외하면 가장 풍성한 듯하다. 구성도 꼭 필요한 것들로 다양하고, 필진이나 작품의 수준도 늘 좋은 편이다. 다만 확실히 편집이나 교정에 있어서 전문성이 떨어진다. 오타는 물론이거니와 기본적인 교열조차도 제대로 안되고 있다. 열악한 제반 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출판하여 판매하는 문예지가 이토록 허술한 건 좀 문제다.   ‘페미니즘 시대의 […]

손보미, 『디어 랄프 로렌』(문학동네, 2017)

소설을 믿는 소설   손보미의 첫 장편소설이 출간되었다. 그간 인상적인 단편들로 익히 주목을 받아 온 작가였고, 그래서 그가 써내는 장편은 어떤 모습일지 꽤 궁금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첫 장편소설은 손보미의 단편을 그대로 확장해 놓은 것 같고, 장편으로의 성공적인 안착으로 여겨진다. 『그들에게 린디합을』(문학동네, 2013)에서 잘 드러났던 손보미 특유의 이국적 감각, 소설의 인물이나 배경에 관해서만이 아니라 소설의 […]

지난 겨울의 소설들(1)

여전한 게으름으로 업로드가 늦고, 이런 시기에 창비와 문동을 읽는다는 게 떨떠름하지만, 그냥 할일을 한다는 심정으로, 짧게.   <문학동네>, 2014년 겨울호   1. 김훈, 영자 어쩐지 김훈답지 않은 소설이다. 역사와 자연이 섞여 인물을 뒤흔드는 최근의 방식을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노량진’의 디테일이 역시나 아쉽다. 취재와 조사로는 얻을 수 없는, 어떤 실감을 작가는 놓치고 있다.   2. […]

지난 가을의 소설들(1)

여전히 시차를 가진 채 읽고 있다. 부지런해져야 한다. 계간지를 따라가기도 벅차 월간지는 그때그때 관심가는 작가의 이름이 등장할 때마다 챙겨보는 정도였는데, 올해부터는 월간지도 빼놓지 않을 생각이다.     <현대문학>, 2014년 9월호   1. 김애란, <풍경의 쓸모> 작년에 문학동네에서 장편 연재를 중단한 뒤, 아마 처음 발표하는 소설이지 않나 싶다. 슬럼프가 온 것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

한국문학, 2014년 봄호

봄호 계간지는 여기까지 읽고, 일일이 챙겨볼 수 없었던 다른 잡지들의 몇몇 소설들을 훑어본 후 여름호로 넘어가야겠다. 내가 생각하는 메이저 계간지(?)가 몇 개 있는데, <한국문학>은 <21세기문학>과 더불어 준메이저급(?)으로 올라섰다고 봐도 좋을 거 같다. 좋은 작가들의 좋은 작품들이 꾸준히 실리고 있다.   1. 박덕규, 조선족 소녀 그러나 좋은 작품만 실리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이 작품이 보여준다. 처음 […]

문학과사회, 2013년 겨울호

문학과사회 겨울호는 출간되기 전부터 상당히 기대하고 있었다. 다섯 편의 소설이 실렸는데, 각각이 모두 주목할 만한 작가였기 때문. 하나씩 보면 이렇다.   1. 백민석, 혀끝의 남자 이미 단행본으로 출간이 되었고, 블로그에도 긴 글을 썼으므로 넘긴다. 예전의 백민석의 팬들은 약간의 아쉬움을, 새로운 독자들은 상당한 매력을 느낀 듯하다.   2. 정이현, 뚜껑 정이현은 이른바 칙릿 소설의 유행이 지나버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