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비평, 2020년 여름호

창비 여름호를 읽었다. 아무래도 특집란에 먼저 눈길이 갔는데,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강경석 평론가의 “혁명의 재배치”는 나에게 이제야 페미니즘이 혁명임을 ‘겨우’ 인정하는 글로 보였다. 이건 전혀 폄하나 조소의 의미가 아니라 뒤늦은 환영이다. 비로소 창비 진영은 퀴어-페미니즘 문학이 ‘혁명’과 함께 얘기될 수 있다고 여러 레퍼런스들을 호명하는데, 결국은 ‘계급’의 문제를 넘지 않을 수 없다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그리고 그 […]

문학동네, 2018년 겨울호

  문학동네 겨울호를 읽었다. 편집위원이 바뀌었고(그 분은 합당한 대가를 치루기를 바라고) 아직은 특별한 변화가 없지만 100호가 가까워지고 있으므로 새로운 활력을 모색할 듯하다. 김윤식 선생의 계간평은 이제 볼 수 없게 되었고, 최인훈, 황현산, 허수경에 대한 추모란이 있다. 기존의 문학동네 소설 공모를 모두 합친(대학소설상, 소설상, 작가상) ‘문학동네소설상’은 수상작을 내지 못했다. 마지막까지 논의되었던 작품은 심사평으로 미루어보건대 아마도 천명관의 […]

한국문학, 2018년 하반기호

  위태위태해 보이지만 어쨌든 나오고 있는 <한국문학>을 읽었다. 새삼스럽지만 확실히 문예지의 경우, 계간지의 분기별 발행이 체질에 맞는 게 아닌가 싶다. 월간과 격월간은 너무 빠르고, 반년은 너무 늦다는 느낌이… 아무튼 소설이 다섯 편 실려 있다.   1. 김성중, 보이지 않는 전사들  ★★☆ 요즘 이 작가가 하고 있는 작업의 연속이라고 생각된다. 인류의 기원을 찾는다거나 디스토피아를 설정하는 식의 서사가 […]

문학3, 2018년 1호 / 한국문학, 2018년 상반기호

  <문학3> 2018년 1호를 읽었다. 대체로 짧은 분량의 소설을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에게 할애하는 방식이기는 하지만, 이번에는 유독 낯선 작가가 많았다.   1. 김정아, 감독판  ★★☆ 소설집 <가시>로 작년에 신동엽문학상을 받은 작가이다. 영화 쪽에서 오래 일을 했고, 인권운동을 계속 해오다가 최근에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니 “매년 겨울이 되면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다큐멘터리 영화제에 갔었다”는 […]

문학동네 2015년 봄/여름호

<문학동네> 2015년 봄호   1. 백수린, 국경의 밤 자전소설이라는 딱지를 달고 있다. 이런 종류의 청탁을 받으면 작가들은 무척 고민할 수밖에 없을 텐데, 영리하게 헤쳐 나갔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나’를 설정하고, 부모의 여행기를 통해 근원을 찾아가는 여정이 나름 신선하다. 국경을 넘는다는 것과 탄생한다는 것이 맞물려 있어 흥미로운 지점들이 몇 있다. 결국 ‘나’가 태어난 것은 1995년 여름밤인데, […]

지난 가을의 소설들(4)

<문학과사회>, 2014년 가을호   1. 황정은, <웃는 남자> 잘 쓰는 작가들은, 당연한 말이겠지만 단편 하나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 황정은은 이제 자신이 어떻게 써야 할지를 명확히 알고 쓰는 것 같다. 그건 작가가 숙련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그다지 새롭지는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황정은이 늘 그렇듯 한 문장 한 문장 꾹꾹 눌러 쓴 느낌이지만 좀 익숙해서, 1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