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문학, 2017년 봄호

<21세기문학>은 좋은 잡지다. 문예 계간지가 할 수 있는, 혹은 해야만 하는 최소한을 잘 지켜나가는 듯하고 필진도, 작품도 메이저 문예지 못지 않고 때에 맞춰 잘 발행된다. (그런데 왜 이렇게 품절 상태가 빨리 되는지 모르겠다. 정기구독을 유도하는 것일까…) 아무튼 이번 봄호도 두루 좋았다. 특집인 “미학주의를 점검한다”는 현재 한국 문단의 상황을 잘 이해할 수 있는 글들이 많았다. 그러나 […]

지난 가을의 소설들(4)

<문학과사회>, 2014년 가을호   1. 황정은, <웃는 남자> 잘 쓰는 작가들은, 당연한 말이겠지만 단편 하나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 황정은은 이제 자신이 어떻게 써야 할지를 명확히 알고 쓰는 것 같다. 그건 작가가 숙련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그다지 새롭지는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황정은이 늘 그렇듯 한 문장 한 문장 꾹꾹 눌러 쓴 느낌이지만 좀 익숙해서, 1년 […]

한공주와 셔틀콕

  최근 두 편의 영화를 보았다. 두 편 모두 젊은 신인 감독이 찍은 작품이고, 결론적으로는 둘 다 좋았다. 주연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했고, 이야기를 쌓아 나가는 방식이 두 편 다 비슷했다. 이 감독들은 장면 하나하나를 대단히 섬세하게 찍고 있는데, 민용근 감독을 생각나게 한다.   <한공주>는 지켜보기가 아주 어려운 영화다. 끔찍한 경험을 겪은 한 소녀가 누구로부터도 보호받지 못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