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비평, 2020년 봄호

  창비 봄호를 읽었다.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글들이 실려 있으면서도 그것들이 대부분 자본주의에 대한 ‘회의’와 그 대안에 관한 것이어서 동떨어져 읽히지 않았다. 다만 지난 2개월 정도 사이에 세계는 너무나 심각하게 ‘전환’되어서 이 글들의 진단이나 예측, 모색과 사유 같은 것들이 급격하게 현실과 유리되어 있다는 느낌은 있었다. 코로나 이후에 우리는 다시 이전의 세계로 돌아가게 될까, 라는 […]

쓺, 2019년 상반기호 / 대산문화, 2019년 봄호

열심히 하겠다고 해놓고 또 이렇게… 여름호 나오기 전에 읽은 걸 한 번 정리해야겠다.     <쓺> 상반기호를 읽었다. 반년 간 잡지라고는 하지만 이 많은 기획을 어떻게 다 소화하는지 모르겠다. 아직 다 읽지도 못했고, 금방 읽을 수 있는 글들도 아니어서 천천히 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정영문의 근작을 경유해 정지돈이 “강물에 떠내려가는 7인의 플롯”이라는 이름으로 기획을 […]

문학과사회, 2017년 봄호

문사 봄호를 읽었다. 빼놓을 게 없을 정도로 풍부했다. 김사과의 글과 강혜빈의 시가 좋았고, 하이픈에 실린 글들은 여전히 고민해야 할 문제가 이렇게나 많구나 하는 생각뿐이었다. 머리가 아플 때는 역시 소설이다.   1. 권여선, 손톱  ★★★★☆ 이제 권여선이라고 하면 조금은 과한 기대를 갖고 읽게 되는데, 여지없이 그걸 충족 시켜준다. 사실 그냥 만점을 줘도 무방한, 봄 소설 중 […]

문학동네, 2015년 겨울호

문학동네 겨울호는 여러모로 좀 착잡한 심정으로 읽었다. 무엇보다 이상운 작가가 돌연 운명을 달리해 생의 마지막 지면에 실렸고, 문학동네의 한 세대가 마무리되는 ‘작별 인사’도 실려 있다. 문학동네에 관해서라면 참으로 할 말이 많지만, 1994년 겨울에 시작된 이 사람들의 ‘진격’을 두루 쫓아온 바, 수고하셨다는 말만 남겨 놓고 싶다. 지난 가을호에서 몇몇 소설가를 불러 한국 문단의 문제들을 논의할 때도 […]

임솔아와 장강명

      읽은 지 좀 되었는데, 간단히 기록만 해 둔다. 여러 면에서 견주어 볼 수 있는 두 작품이다. 작가의 이력도 그렇고, 수상작이라는 것도 그렇고, 소재나 서사를 다루는 방식 같은 것도 그렇다. 한쪽은 시인이며 소설가이고, 한쪽은 기자였다 소설가다. 한쪽은 ‘대학소설상’을 수상했고, 한쪽은 ‘작가상’을 받았다. 둘 다 폭력과 상처, 견딤과 복수에 관해 말하며, 청소년을 다룬다.   […]

6월에 읽은 시

시를 쓴다는 것 (이 글은 월간 <심상> 6월호에 실려 있습니다)   대개 우리는 독자로서 시를 접하게 되지만, 시를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시인의 입장에 서 본 일이 있을 것이다. 지금 같은 시대에 시를 읽는다는 것은 창작에 버금가는 열정이 아니고서야 선택하기 쉽지 않은 취향이고, 시의 독자라면 ‘왜 읽는가’라는 질문만큼이나 ‘왜 쓰는가’에 관해 골몰했던 기억도 있을 […]

10월에 읽은 시

지옥의 풍경들 (이 글은 월간 <심상> 10월호에 실려 있습니다)   이번 계절에는 유독 절망이나 파국을 그린 시편이 많았다. 그런 작품들은 대체로 추상적이거나 관념적이어서 작품의 목적을 알기 어렵다. 어쩌면 결국 그것이 언어로 파국을 그려내는 유일한 방식일지도 모른다. 근원적인 절망에는 어떤 이유도 찾기 힘들고, 파국이란 우리가 알고 있던 어떤 실체가 사라져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작품들 사이에서 메시지가 […]